Cute Bow Tie Hearts Blinking Blue Pointer
종뱅 / 부전승
가비지타임

23.06.10.

#종뱅_전력60분 승리

 

루틴, 일상, 관성적, 습관. 운동선수라면 익숙하다 못해 지겹기도 한 단어들이다. 박병찬은 제 옆에서 저와 보폭을 맞춰 뛰는 최종수를 흘끔 바라보았다. 루틴, 계획이라는 단어가 인간이 된다면 분명 제 옆의 모습이리라.

“뭔데.”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눈이 마주쳐 씩 웃자, 미간을 찌푸리던 최종수는 이내 다시 정면으로 고개를 돌렸다. 눈치는 귀신 같아서는… 슬쩍 져지 주머니 속에 있는 휴대폰을 꺼내 들었다. 오전 8시 20분. 운동이 끝나는 시간까지는 아직 한참이나 남은 걸 확인한 박병찬은 작게 한숨을 내쉬며 다시 주머니에 휴대폰을 집어넣었다.

 

“오늘은 1시간만 하자.”

기상시간 7시 반. 운동시간 8시 시작 9시 반 종료. 일어나기 싫다며 침대 위를 구르던 박병찬을 기어코 밖으로 빼낸 최종수는 먼저 스트레칭을 시작했다. 스트레칭을 하는 최종수 옆에서 하품을 하던 박병찬은 이내 딜을 시작했다. 들어오는 딜에 스트레칭을 멈춘 최종수는 팔짱을 끼며 삐딱하게 섰다. 나름 최종수에 대해서라면 빠삭한 박병찬은 그를 잘 알았다. 루틴의 화신, 인간 계획표 최종수와의 연애 5년, 동거 2년 차의 경험으로 저 맹랑한 입에서 무슨 대답이 나올지는 이미 예상하고 있었다.

“싫어. 1시간 30분 채워.”

“형아 어제 무리해서 좀 힘든데.”

앓는 소리를 내며 발목 스트레칭을 하는 박병찬을 흘겨보던 최종수는 코웃음을 쳤다. 박병찬이 최종수를 잘 알 듯, 최종수 또한 박병찬에 대해서 잘 알았다. 이런 변수도 최종수의 계획표에는 이미 입력되어 있었다. 박병찬 스스로는 잘 못느끼는 것 같았지만, 전날 경기가 있었던 날에는 꼭 저렇게 딜을 해왔다. 물론, 여태까지 최종수가 그 딜을 받아 들여준 적도 없었다.

“개소리. 어제 덩크 넣고 좋다고 난리 쳐놓고는.”

“그거랑 이거는 좀 별개라고나 할까~”

“선수면 언제 어디서 무슨 상황이든 루틴 유지해. 1시간 반.”

최종수는 좋게 말하면 가장 이상적인 국가대표 운동선수였다. 매일매일 정해둔 루틴을 성취해내야 했고, 부득이한 상황으로 못하게 될 상황이라면 대체할 일도 사전에 준비하는 편이었다. 그에 비하면 박병찬은 루틴의 큰 틀은 있으나 뭐든 하기만 하면 오케이라는 유연한 사고방식을 가진 편이었다.

“아~ 종수가 오늘만 형아를 위해 져주면 얼마나 좋을까~“

”다 들리거든?“

애초에 일부러 져주는 것도 싫어할 게 뻔하면서. 최종수가 볼멘소리를 내뱉자 발목 스트레칭이 끝난 후 팔을 하늘 높이 뻗어 스트레칭을 하던 박병찬은 최종수를 빤히 바라보더니 이내 웃었다. 팔짱을 풀고 겉옷 져지 주머니에 손을 집어넣은 최종수는 그 시선을 마주하며 한쪽 입꼬리를 끌어올렸다.

“몸 다 풀었지?”

“고집불통.”

“이제 여름이라 더워.”

얼른 하고 들어가. 무조건 협상은 없다는 듯 단호한 어린 애인의 목소리에 박병찬은 어쩔 수 없다는 듯 어깨를 으쓱이더니 천천히 뛰기 시작했다.

 

계획형 인간 최종수와 살게 되면 몇 가지 종목은 항상 고정되어있다. 예를 들면, 아침 운동 같은 것이다. 매일 아침마다 같이 하는 종목이라 세부 내용이 바뀔 수는 있어도 대체로 매일 고정된 종목 중 하나이다. 아침 운동처럼 고정된 종목 외에는 대체로 그날 그날에 따라 달랐다. 언제는 끝말잇기처럼 쉬운 종목도 있었고, 혹은 원온원처럼 상대적으로 어려운 종목도 있었다. 오늘은 두 사람 모두 경기를 뛴 이후라 원온원과 같은 종목은 자연스럽게 빠졌다. 뭐할까, 뭐할까 하다가 결국 정해진 것은 간만의 휴가니까 야외 데이트를 하자는 박병찬의 의견으로 결정되었다.

그들의 야외 데이트는 지면이 지글지글 끓는 오후 3시에 시작되었다. 점심 식사 후 최종수가 뒷정리를 하는 동안 박병찬이 달디단 낮잠을 자버렸기 때문이었다. 에어컨 덕분에 선선한 기온, 만족스러운 점심 식사, 지루한 티비 프로그램의 합작이었다. 어제부터 피곤해하는 모습을 눈치채고 있었기에 최종수는 결국 박병찬을 깨우지 못했다. 그렇게 두어시간의 낮잠을 자고 일어난 박병찬은 이러다간 하루를 그냥 보내버리고 말거라며 외출을 종용했다. 그렇게 시작된 가장 더운 시간대 한여름의 야외 데이트였다.

눈앞의 아스팔트가 끓는 것 같아 보였다. 살수차가 도로를 주행하며 물을 뿌려댔지만 그뿐이었다. 오늘 서울 지역은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날로 매우 덥겠습니다. 기상 캐스터의 목소리가 귓가에 아른거렸다. 내리쬐는 햇빛에 녹아버린 박병찬을 보며 최종수는 한숨을 내쉬었다. 집 밖을 나온지 한 시간 가까이 되었다. 도로의 열기는 식을 줄 몰랐고 박병찬 또한 그 열기에 녹아버렸는지 흐느적거렸다.

"우리 그냥 조금 늦게 나올 걸 그랬나?"

"…그냥 오늘은 나오지 말았어야 했어."

"그치만 늦게 나왔으면 저녁 시간이 애매했을거고…"

최종수의 볼멘소리가 들려도 무시하는 건지, 못 들은 척을 하는 건지 박병찬은 나름대로 나왔어야만 했다는 되도 않는 주장을 들이밀었다. 도로의 열기에 녹은 건 박병찬 뿐만이 아니었다. 최종수도 티는 내지 않았지만 반쯤 정신을 놓고 있었다. 대꾸할 힘도 없는지 묵묵부답으로 걸어나갔다. 그렇다고 되돌아가기엔 애매하고 아무 것도 못한 게 걸리는지, 박병찬은 휴대폰을 들어 근방을 뒤지기 시작했다.

"종수야, 원온원 할래?"

고개를 획 돌린 최종수의 표정은 미친 사람이라도 본 마냥 어이없다는 표정이었다. 그럴 의도는 아니었지만 정말 이해 못하겠다는 표정에 박병찬은 크게 웃어버렸다. 하하, 아… 종수 어지간히 더웠나봐. 너무 싫어하는 거 아냐?

"이런 날 야외 코트에서 농구하자는 네 발상이 하도 어이가 없어서."

"내가 언제 야외 코트에서 하자고 했어? 난 그냥 원온원 하자고 한건데?"

저어기 보여? 박병찬의 검지 손가락이 어느 한 곳을 가리켰다. 박병찬의 손가락 방향을 향해 시선을 옮기자 보이는 것은 ○○게임랜드 라고 적혀 있는 간판이었다.

"…게임장?"

"우리 너무 땡볕에 걷기만 했으니까~ 그늘로 대피하자고~"

박병찬의 손에 이끌려 도착한 게임장 안에는 에어컨과 선풍기 바람으로 적당히 시원했다. 별 감흥 없이 게임장 내부를 돌아다니며 땀을 식히던 최종수는 안쪽에서 저를 부르는 박병찬의 목소리를 찾아 들어갔다. 어느 한 게임기 앞에 기대어 있던 박병찬은 최종수와 눈이 마주치자 씩 웃으며 게임기를 엄지로 가리켰다. 그의 손가락이 가리킨 기기에는 농구 골대와 농구공이 놓여있었다.

"원온원?"

"참나…"

"형아가 우리 종수 버릇을 단단히 고쳐줘야지 않겠어?"

씩 웃으며 기계에 동전을 넣는 모습을 보며 어이없다는 듯 픽 웃던 최종수는 한켠에 자리를 잡았다. 적당한 금액이 전부 투입되자, 기계에서는 청량한 소리와 함께 작동을 준비했다. 역시나 최종수의 옆에 자리를 잡은 박병찬도 준비 자세를 취했다.

"내가 어제 경기에서도 득점을 더 많이 했다는 사실은 까맣게 잊어버렸나봐?"

"실전이랑 게임은 좀 다르지~"

그럼, 시작한다? 진 사람은 아이스크림 쏘기다. 스타트 버튼을 누르자 농구공을 막고 있던 가림막이 내려가며 둘만의 경쟁이 시작되었다. 우수수 내려오는 농구공들의 향연에도 두 사람은 침착하게 득점을 해나갔다. 사실 실제 농구와는 달리 게임은 스피드가 생명이었다. 공을 쥐고 던져서 넣고 내려오는 공을 다시 잡고 던진다. 단순한 반복작업과 비슷했다. 무시무시한 속도와 정확도로 득점을 하던 두 사람은 이내 종료되었다는 소리와 함께 내려갔던 가림막이 올라오는 것을 보고 자세를 바로했다. 최종수의 점수판은 685점, 박병찬의 점수판은 679점을 띄우고 있었다.

"아깝다~ 이길 수 있었는데~"

"박병찬 농구 개못하네."

"저게… 하늘같은 형아한테 할 말이 있고 안 할 말이 있는 건데."

 "아이스크림 사라."

의기양양한 태도로 비웃자 박병찬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어쩔 수 없다는 듯 어깨를 으쓱이며 게임장 바깥으로 나왔다. 박병찬의 뒤를 따라 나온 최종수는 개운한 듯한 표정이었다. 개운해 보이는 최종수의 얼굴에 박병찬은 장난스럽게 최종수의 옆구리를 쿡 찔렀다.

"너, 이 형아 이겨먹겠다고 아주 그냥 눈에 불을 밝히고 공을 던질 때부터 알아봤다."

"개소리하네."

"바르고 고운 말을 씁시다~"

"개소리 마."

그래도 실내에서 시원한 공기와 바람으로 땀이 식었는지, 들어오기 전에 비하면 덜 덥다고 느껴지는 듯 했다. 둘은 투닥거리며 왔던 길을 되돌아 갔다. 나올 때에 비하면 조금은 덜한 열기가 느껴졌다. 거기에 살랑살랑 선선하게 느껴지는 바람도 불었다. 편의점으로 앞장서서 걸어가는 박병찬의 가늘고 긴 머리카락이 바람에 맞춰 흩날렸다. 흡사 가드 사이를 뚫고 나가는 그의 모습 같아서 최종수의 시선을 빼앗았다. 빨리 와~ 걸음을 재촉하는 목소리에 최종수는 빠르게 걸어 그와 보폭을 맞추었다. 새파란 하늘만큼이나 청량하게 들리는 박병찬의 목소리가 최종수의 귓가를 간지럽혔다. 최종수가 처음으로 그와 경기를 했던 그 날처럼.

 

달칵하며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자, 침대에 기대어 앉아있던 최종수의 시선이 방문 쪽을 향했다. 수건으로 젖은 머리카락을 슥슥 말리며 방에 들어온 박병찬은 최종수와 시선이 맞닿았다. 양쪽 귀에 꽂혀있는 이어폰, 최종수의 얼굴을 다양한 색으로 번쩍이게 만드는 휴대폰의 화면까지 박병찬의 시선을 피해갈 수는 없었다.

젖은 수건을 빨래 바구니에 던져넣은 박병찬은 곧바로 침대로 향해 최종수 옆에 서서 말 없이 그를 내려다 보았다. 드리우는 그림자에 최종수는 휴대폰 화면에서 시선을 떼고 고개를 사선으로 들어올렸다. 제대로 말리지 않은 탓인지 가느다란 머리카락 한올 한올 물방울이 방울지어 떨어졌다. 휴대폰을 옆으로 내려둔 최종수는 손을 뻗어 그의 젖은 머리카락을 쓸어올렸다. 그 작은 행동에도 머리카락에서 물방울이 튀었다.

“어제 경기 영상?”

박병찬의 물음에 고개를 끄덕였다. 긍정의 끄덕임에 박병찬은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 박병찬이 아무리 최종수를 바꾸어 왔다고 해도 그의 근원적 불안감을 해소하진 못했다. 그건 그의 관성적인 행동이었고 그의 루틴이었으며 그의 완벽함을 위한 각고의 노력이었기 때문이다.

“경기 영상만 본거 맞지?”

“응.”

잘했어. 박병찬은 손을 내려 그의 곱슬진 머리카락을 슥슥 쓰다듬었다. 이것은 그들의 5년 동안 합의되어 정해진 룰이다. 이 종목은 불공정해서, 특정인에게 굉장히 유리했다. 그럼에도 해당 종목의 선수 두 명은 딱히 불만을 가지지 않았다. 5년 간 이어온 해당 종목은 언제나 박병찬의 부전승이었다. 애초에 그러려고 만들어진 종목이고 룰이었다.

룰의 내용은 이러했다. 경기 영상은 오케이, 불특정 대다수의 반응은 시청금지, 봐야한다면 무조건 같이 볼 것, 침실 불을 끄면 그 이후로는 휴대폰을 만지지 않을 것 등의 룰이다. 원래부터 자려고 불을 끄면 휴대폰을 만지지 않는 박병찬과 달리 최종수는 스스로의 불안을 대중의 반응으로 해소하려 하곤 했다. 그러나 익명성은 유망주를 상처입혔고 그건 그의 불면증으로 이어졌다. 그렇기에 사실상 취침의 룰은 박병찬 혼자에게만 절대적으로 유리할 수 밖에 없었다. 최종수 또한 그것을 알고 있지만 반문하지 않았다. 그렇게 이어져온 5년이었다. 서로에 대한 신뢰와 애정이 기반되어있는 종목인 만큼 최종수는 기꺼이 기권해왔다.

최종수는 귀에서 이어폰을 빼내고 휴대폰과 이어폰을 탁자 위에 올렸다. 관성적으로 행하는 그의 행동에 만족스러운 듯 박병찬은 씩 웃으며 자세를 바로 했다.

“형아 머리 말려주라.“

”새삼스럽게... 빨리 앉아.“

박병찬이 침대 머리맡 부근 바닥에 앉자, 최종수는 자연스럽게 탁자 서랍을 열어 드라이기를 꺼냈다. 드라이기 전원 코드를 건네주자, 이 또한 자연스럽게 건네받아 탁자 밑 멀티탭에 연결했다. 연결되는 소리가 들려오자 최종수는 버튼을 조작해 드라이기의 전원을 켰다. 적당히 따뜻한 바람으로 조정하고 한 손으로는 드라이기를, 다른 쪽 손으로는 박병찬의 가느다란 머리카락을 슥슥 빗으며 머리카락을 말리기 시작했다. 최종수에 비하면 길고 가는 머리카락이 바람에 살랑살랑 흩날렸다.

둘 사이에는 위이잉 거리는 드라이기 소음 외에 다른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가만히 드라이기의 바람과 최종수의 손길을 느끼던 박병찬은 눈을 감고 고개를 흔들거렸다. 가만히 좀 있어봐. 뒤에서 들려오는 볼멘소리에 작게 웃으며 다시 가만히 정면을 바라보았다. 드라이기의 소음이 멎자 박병찬은 다리를 앞으로 쭉 뻗고 최종수의 다리에 기대어 고개를 들어올렸다. 어쩡쩡하게 드라이기를 들고 있는 최종수와 눈이 마주친다.

"음~ 거꾸로 봐도 잘생겼네."

"헛소리말고 코드나 뽑아서 줘."

"종수~ 부끄럽구나? 새삼스럽게 수줍어하긴…"

너는 진짜 뭐가 문제냐? 질색하는 최종수에 박병찬은 참지 못하고 또 다시 킥킥 웃더니 전원 코드를 뽑아 건네주었다. 드라이기에 코드를 둘둘 말아 서랍에 다시 넣은 최종수는 다시 침대에 기대어 앉았다. 침대 옆 탁자 위의 수면등을 켰다. 휴대폰의 화면을 두어번 두드리자 화면의 시계는 벌써 다음날을 가리키기 직전이었다.

읏챠. 바닥에서 일어난 박병찬은 거실이며 주방이며 화장실이며 제대로 소등이 되었는지 확인하고 다시 방으로 돌아왔다. 종수야, 불 끈다? 그러라는 듯 고개를 끄덕이자 탁, 하고 방 안의 불이 꺼졌다. 은은하게 켜져있는 수면등 덕분에 문제 없이 침대 위로 올라온 박병찬이 눕자, 자연스럽게 최종수의 손이 수면등으로 향했다. 그의 손이 닿자 수면등이 천천히 불빛을 잃어갔다. 이불을 끌어당겨 덮고 누운 최종수는 깜깜한 천장을 바라보며 눈을 깜빡였다.

"다른 생각 하지 말고 자. 눈 감고."

"…알아."

최종수의 허리를 휘감는 익숙한 손길과 귓가로 들려오는 속삭임에 자동적으로 최종수의 눈꺼풀이 내려앉았다. 잘 자, 내일 아침에 봐. 항상 잠들기 전에 들려오는 인사 또한 그에게는 익숙했다. 누군가에게는 주문과도 같은, 인사가 하루를 마무리 지었다.

 


+농구게임... 저는 구경만하고 실제로는 안해봐서 검색해서 보였던 가장 큰 숫자를 참고했습니다.

++사실 부전승은 마지막 부분에만 한 번 나오는데... 제목을 아무리 생각해도 안 떠올라서ㅠㅠ..

+++일찍 시작해서.. 60분을 한참 넘었지만... 참여 의의라도..ㅠㅠ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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