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te Bow Tie Hearts Blinking Blue Pointer
썰 백업2
전독시

1. 190129 가이드버스 중독

서로 최소한의 접촉만 원해서 매칭된 가이드버스 중독 보고 싶다...

보통 에스퍼랑 가이드 사이에 잦은 접촉 등으로 자연스럽게 연인이 되는 경우가 많았는데, 둘은 에스퍼-가이드 관계치곤 담백한 관계로 유명한거 보고 싶네..

가이드이시네요.

이름 김독자, 28살, 게임회사 계약직 직원. 묘하게 다른 때보다 길어지는 감기에 이상함을 느껴 병원을 갔더니 후발현 가이드로 판명. 후발현 가이드는 드문 편이에요. 간호사의 말을 흘려들으며 김독자는 두 눈을 깜빡였다. 그래서? 그게 뭔데...

이 세계에는 에스퍼와 가이드가 있다. 그들은 발현 전에는 일반인과 비슷하지만, 발현한 후에는 국가에 소속되어 일하고 있다. 에스퍼는 남들과 다른 압도적인 힘이나 능력을 갖고 있다. 매스컴은 종종 그들의 활약상을 이야기했다. 그래서인지 대부분 에스퍼를 영웅 정도로만 알고 있었다.

사람들이 모르는 사실은 그들의 폭주다. 그들은 그 힘을 과도하게 사용할 시, 반작용으로 종종 폭주를 일으켰다. 그때 가이드가 필요했다. 가이드는 접촉을 통해 그들의 폭주 파장을 낮추었다. 사실상 가이드는 뒤에서 그들을 보조하는 역할이라 대부분의 사람들은 가이드의 존재도, 필요성도 몰랐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김독자는 계약서에 서명했다. 김독자는 국가를 위한 사명이라는 그런 거창한 이유로 가이드가 되기로 결심한 것은 아니었다. 그저 필요할 때 지정된 에스퍼의 폭주 파장을 낮추기만 하면 되는 것이었다. 거기에 높은 월급과 복지가 포함되어 있었으니 서명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유중혁은 염동력을 가지고 있는, 꽤 상위등급의 에스퍼였다. 그래서인지 유중혁과 매치율이 어느 정도 높게 나오는 가이드가 없었기에 여태까지 유중혁은 어지간히 위급한 상황이 아닌 이상 투입되지 않았다.

김독자와 유중혁의 파장은 63퍼센트였다. 높지도 낮지도 않은 애매모호한 수치였지만, 여태 50퍼센트를 넘은 가이드가 없었기에 우선은 임시방편으로 둘을 매치시켰던 것이었다. 거기에 둘은 아이러니하게도 상성이 꽤 잘 맞았다. 그러니까, 접촉부분으로.

보통은 전속 에스퍼와 매칭되면 어지간한 스킨십과 그 이상의 접촉을 하곤 했지만, 유중혁과 김독자는 조금 특이한 케이스였다. 둘은 에스퍼와 가이드 간의 그러한 행위를 격렬하게 거부했다. 둘이 매칭 된 까닭에는 그러한 연유도 있었다. 둘 다 최소한의 접촉을 원했기 때문이었다.


2. 190212 스트리머 AU 중독

김독자는 아는 사람이라면 다들 안다는 어느 정도 인지도 좀 있는 스트리머였음. 게임을 잘하는 건 아니지만 특유의 입담과 넓은 게임 스펙트럼 탓에 코어 팬이 많은 편이었음. 거기다가 김독자가 유명한 이유는 일명 키배라고 하는 키보드배틀이었음.

종종 캠방할때 무해한 얼굴을 하고서는 키보드로는 지옥의 주둥아리였음. 게임은 지더라도 절대 키배로는 지지 않는 구원의 마왕으로 유명해짐.

김독자는 그 날도 어김없이 방송을 켰음. 방송이 켜지고 어느 정도 시청자가 들어오자 김독자는 게임을 켰음. 오늘의 게임은 ㄹ1그of레전드. 재밌겠죠!

태연한 김독자의 반응에 채팅창은 안쓰러움으로 도배됨.

구마님이 이 게임을 한다고? / 채팅창 불날 듯 / 우리가 걱정해야할 건 아군과 적팀의 멘탈 뿐

김독자는 딜러를 좋아함. 그래서 당당하게 원딜을 가져왔지만 cs도 밀려 라인도 밀려 제대로 킬은 못 따고 계속 데스만 늘어감.

이상하게 적 원딜은 제가 뭘 하는지 다 아는 것 같았음. 독자가 쓰는 어지간한 스킬들은 다 피해버리고 순식간에 와서 김독자의 데스를 적립했음.

그리고 마지막 한타를 앞두고, 적팀 서포터가 전체채팅으로 입을 털기 시작함.

'너네 원딜 덕분에 클린껨한다ㅋㅋ'

김독자는 채팅을 보면서 하하. 웃기 시작했음. 이는 일종의 신호였음. 그건 바로 키배를 시작한다는 신호. 그리고 김독자의 방송에는 키보드 두들기는 소리가 들려옴.

유중혁은 유명한 스트리머였음. 어지간한 게임이라면 다 잘해서 유중혁 AI설도 돌았던 적 있었음. 유중혁은 실력이 실력인지라 공식전만 돌리는 유저였는데, 항상 첫 판이나 마지막 판은 일반전을 했음. 패왕 방송은 수면방송 급으로 조용하기로도 유명했음. 그나마 시청자들 질문에는 대답해주는 정도

그렇지만 패왕의 방송은 그의 신들린 컨트롤 탓에 구독자가 많았음. 유중혁은 탱커 힐러 딜러 서포터 안 가리고 다 잘했는데 그 중에서는 딜러를 가장 잘했음.

그리고 유중혁은 첫판(일반전)을 순조롭게 하고 있었음. 그런데 아군 서포터가 전챗 어그로를 시전함. 그리고 이어지는 적 원딜의 신들린 키배에 방송 채팅창은 ㅋㅋ으로 도배되기 시작했음. 그러던 와중 방송 채팅창에 올라온 글. “닉 보고 설마해서 와봤는데 진짜 패왕이네ㅋㅋ 구마님은 운도 없어”

유중혁은 저도 모르게 “구마가 누구지?” 라고 말함. 그러자 채팅창은 난리가 났음.

패왕이 말을 했다! / 스트리머임. 님처럼 겜방함 / 게임 하는건 많은데 잘하는건 아님ㅋㅋ / 키배를 잘해서 유명하다던데 등등..

유중혁이 납득하던 때, 게임 내에서는 결국 서포터가 김독자의 키배에 장렬하게 패배하고 입을 다뭄. 그리고 그 게임은 유중혁의 무난한 캐리였음.

[‘구마님울지마요’님이 1000코인을 후원합니다! 적 원딜 패왕이래요]

“구마님울지마요 님 1000원 후원 감사합니다~ 패왕? 패왕이면 이 게임 잘하는 사람 아니에요?”

[‘구마코인셔틀’님이 1000코인을 후원합니다! 키배이긴거축하해]

“구마코인셔틀님 1000원 후원 감사합니다~ 키배는 당연히 안지지!”

유중혁은 그날따라 게임이 잘 안 풀렸음. 그래서인지 집중도 잘 안돼서 유중혁은 예상보다 일찍 방송을 종료했음. 유중혁은 오늘 스트리밍 영상을 돌려보기로 함. 본인의 스트리밍 영상을 다시 보다 시청자가 말해준 구원의마왕에 대해 떠오름.

별생각없이 검색해보니 아직 방송 중이었음. 아까 하던 게임이 아닌 다른 게임. 그 게임은 유중혁이 이미 깬 게임이었고 현재 김독자의 상황으로 보아 대략 30분 이내면 끝날 게임이었음.

“그러니까, 끝났다!!!!”

김독자는 환호성을 질렀음. 금방 끝날 게임이라 시작한 건데, 처음부터 선택지를 잘못 선택한 탓에 원치않게 전체 엔딩의 절반 이상을 봐서 방송이 꽤 길어짐. 앓는 소리를 내는 김독자에게 시청자들은 수고했다며 어서 쉬라고 함.

김독자는 안 그래도 이것만 깨고 방종할 예정이었다며 다들 시청하느라 수고했다고 이야기함. 때마침 후원 알람이 울림.

[‘패왕’님이 10000코인을 후원합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와~ 패왕님... 어?”

엥? 뭐야 패왕? / 진짜 패왕임?

채팅창은 그야말로 난리가 났음.

[‘통장비번0215’님이 1000코인을 후원합니다. 구마님 패왕이랑 아는 사이였어요??]

“아뇨? 아까 게임에서 적팀인게 다인데?”

패왕이 구마방송보다가 후원한거임? / 패왕 아까 방종했다던데 방종하고 구마님 방송 보는거? / 구마방송본다고 방종한거임?

김독자는 당황스럽긴 했지만 진정하고 웃으면서 다시 감사인사를 보냈음. “패왕님 큰 후원 감사드려요! 방송 봐주셔서 고마워요!”

이거 마지막으로 방종할게요~ 다들 잘 자요!


3. 190310 네임버스 중독

둘은 소꿉친구임. 아주 어렸을때부터 이웃집에서 자라서 같이 유치원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심지어 대학까지 같이감. 과는 달랐지만.

보통 사춘기때 운명의 상대라는 네임이 새겨지는데(대략 100명 중 20명이 새겨질까말까함) 둘은 해당되지 않았음.

둘은 우정으로 시작한 사이였는데 종국에는 사귀게 됐음. 누가 먼저 사귀자고 말한 건 아니고 어느 날부터인가 자연스럽게 손을 잡고 팔짱을 끼고 포옹을 하고... 사춘기가 지나고도 둘다 네임이 새겨지지 않자, 빠른 속도로 진도가 나가서... 이마키스 볼키스 딥키스 약한애무 패팅 이하생략..

대학생때는 서로 몸만 안 겹쳤을 뿐이지, 연인들이 할 만한 어지간한 행위들은 다 해봤음. 그렇게 대학교 2학년. 푸릇파릇한 3월에, 유중혁에게 네임이 새겨짐. 근데 새겨진 네임이 김독자는 아니었음. 그리고 독자는 여전히 네임이 새겨지지 않았음.

병원에서는 드물게 나타나는 케이스라고 했음. 딱히 몸에 문제가 있는건 아니라고 함. 병원을 나선 유중혁은 고민함. 김독자에게 사실대로 말해야하나 말아야하나. 물론 지금 현재 유중혁이 좋아하는건 김독자가 맞는데 그걸 김독자가 믿어주느냐의 문제였음.

유중혁은 고민을 거듭하고 결론은 사실대로 말하기로 결정함. 어차피 인위적으로 무슨짓을 하지 않는 이상, 남아있을 네임이라서.

유중혁은 거짓을 말하기보다 사실대로 진심을 말하면 괜찮을거라 생각했음. 유중혁의 네임은 오른쪽 발목부분이었음.

유중혁은 그날로 김독자를 찾아가서 말함. 내게 네임이 생겼다. 유중혁의 충격고백에 김독자는 깜짝 놀람. 그러나 이내 곧 그래? 상대는 누구야? 라고 태연한 척 떨리는 목소리로 물어봄. 모르는 이름이라고 답하는 유중혁에, 김독자의 입꼬리는 파르르 떨리고 있었음.

유중혁은 내가 좋아하는건 너라고 말했음. 근데 김독자는 유중혁의 네임이 자신이 아니라는 것에 충격받아 사실상 뇌가 제대로 처리하지 못함. 사실 김독자는 네임의 운명적 사랑을 간절하게 바라고 믿는 쪽이었음.

우리 엄마랑 아빠가 서로의 네임이 있었더라면,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거야.

어릴때 친구의 '우리 엄마아빠는 손목에 이름이 있어!' 라는 말과 하원시간에 항상 화목한 가족의 모습을 보여줘서인지 김독자는 저도 모르게 네임의 운명적인 사랑을 믿고 있었음.

그런데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의 네임을 가지고 있다? 김독자로서는 충격의 강도가 남달랐음.

그리고 김독자는 유중혁의 진심을 의심하기 시작함. 저렇게 말하지만 그것도 상대를 만나지 못했기에 할 수 있는말이라고. 네임을 만나고나면 네임과 사랑에 빠져서 자신은 뒷전이 될거라고. 김독자는 어영부영 자리를 피함. 유중혁은 그저 김독자가 갑작스러운소식에 놀라서 그런가보다,라고 생각함.

그리고 김독자는 의도적으로 유중혁과 거리를 두기 시작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