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월 말에 쓰기 시작했는데ㅜㅜ결국 12월이 되어버렸습니다ㅜㅜ
- 카페 점장 마틴 X 대학생 히카르도
설마는 사람을 잡는다.
오늘따라 유난히 바람이 강하고 몸이 으슬으슬 떨리는 게 불안하다 했더니, 결국 하교시간을 앞두고, 하늘에 짙은 구름이 끼더니 이내 하얗게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히카르도 옆을 지나가던 여자아이들이 올해 첫 눈이라며 수군거리기 시작했다. 히카르도는 뒷머리를 긁적이며 작게 한숨을 쉬었다. 히카르도는 애초에 일기예보를 잘 챙겨보는 사람이 아니었다. 그는 그냥 예비용 접이우산 하나 들고 다니면 된다고 생각하곤 했다. 그랬기에, 오늘 이렇게까지 추울 거라는 건 -너무 당연하지만- 몰랐다. 그리고 이렇게 눈이 내릴 거라곤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왜냐면, 아직은 11월의 가을이니까.
분명 수업 중에는 이 정도까진 아니었는데...
수고하셨습니다. 라는 인사가 울려 퍼지고 다들 올해 첫 눈에 대해 담소를 나누며 강의실을 빠져나갔다. 느릿느릿 짐을 챙겨 강의실을 빠져나온 히카르도는 창밖을 내다보고 아연실색했다. 세상이 온통 새하얗게 변해있었다. 새하얗게 변한 것뿐만 아니라 계속해서 눈이 내리고 있었다. 히카르도는 아까와 비교해 차원이 다른 눈의 양에 저도 모르게 또다시 한숨을 내뱉었다. 그리고 이내 자신의 옷차림을 점검하기 시작했다. 두꺼운 니트 위에 조금 얇지만 코트를 입은 저 자신에게 속으로 쾌제를 불렀다. 하지만 히카르도는 저에게 머플러가 없었던 것에 다시 한숨을 내쉬었다. 저만큼의 눈의 양에 머플러도 없이 이 얇은 코트라면 하굣길이 굉장히 추울 것이라 생각하니 저도 모르게 한숨이 나오는 걸 막지 못한 것이었다. 히카르도는 건물 입구에서 옷깃을 여몄다.
이쯤 되면 11월이 겨울이라 해도 믿을 수 있을 거 같다고 히카르도는 생각했다. 아무리 11월 말, 12월 겨울이 다가오고 있다지만, 눈 때문인 건지 날씨가 말도 못하게 추웠다. 히카르도는 자취방을 향해 걸어가면서 이젠 가방 안에 우산과 더불어 머플러도 넣고 다녀야 하나 고민하기 시작했다. 11월은 분명 가을인데, 가을과 겨울의 차이는 눈이 내리는 유무 아닌가?
집까지 이제 딱 절반 정도 왔는데, 눈발이 어째 시간이 지날수록 사그라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히카르도는 짙은 보라색의 눈을 끔뻑거리며 이러다간 중간에 쓰러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만큼 날씨가 너무나도 악독했다. 히카르도는 날씨와의 싸움에 백기를 들었다. 그리고 이내 잠깐 쉬었다 갈만한 곳이 있나 주위를 살폈다. 그러던 중 흐릿한 불빛을 발견했고, 카페라고 쓰여 있는 것을 확인하자마자 망설임 없이 문을 열었다.
어서 오세요.
카페 안으로 들어온 히카르도는 따뜻한 온기에 크게 심호흡을 내뱉었다. 살았다. 히카르도는 입구에서 눈을 털었다. 그리고 고개를 들어 카페 내부를 살펴보았다. 주홍빛의 불빛들이 카페 내부를 따뜻하게 만들어주는 듯 했다. 적당한 크기의 가게로, 테이블은 다섯 개 정도였다. 히카르도는 두리번거리며 카운터로 다가갔다. 그리고 메뉴판을 바라보았다.
히카르도는 들어온 지, 5분 만에 다시 나가고 싶어졌다.
마끼아또? 라떼? 모카? 도대체 차이가 뭐지? 히카르도는 살짝 미간을 찌푸렸다. 애초에 히카르도는 카페를 자주 다니지 않았고, 아는 커피라곤 길거리를 지나다니다보면 흘러나오는 노래로 알게 된 아메리카노 뿐이었다. 그나마 가더라도 시키는 핫초코를 찾아보아도 메뉴판에는 보이지 않았다. 핫초코로 추정되는 초코라떼가 있었지만 히카르도는 라떼가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을 해야 했다. 고민하는 히카르도에게 작은 웃음소리가 들렸다. 히카르도가 시선을 내리자 밖에서 지겹도록 봤던 눈의 흰색에 노란색을 섞은 듯한 금색의 머리카락이 보였다. 히카르도가 저를 바라보는 것을 눈치 챘는지, 그는 히카르도의 자색의 눈동자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입 꼬리를 끌어올려 웃었다. 주문하시겠어요?
“어..어..저.. 그러니까.. 따뜻한 아메리카노로 한 잔..주세요..”
네, 1,500원 입니다. 테이크아웃 잔에 드릴까요? 지금껏 아메리카노를 마셔본 적은 없지만 맛있으니까 다들 마시지 않을까, 하며 히카르도는 자기최면을 걸었다. 계산을 해야 하기에, 가방 속에서 지갑을 찾던 히카르도는 두꺼운 전공서적에 깔려있는 지갑을 겨우 빼내 2천 원을 꺼내며, 다시 한 번 묻는 -알바생인지, 점장인지, 여튼- 금발의 사내에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히카르도에게 거스름돈 500원을 건네주고 이내 몸을 돌려 일에 착수했다. 거스름돈을 건네받은 히카르도가 빈자리에 착석함과 동시에 원두가 갈아지는 소리가 카페 안을 울렸다. 이내 아메리카노가 나왔다는 말에 히카르도는 보고 있던 스마트폰을 내려놓고 카운터로 걸어 나갔다. 짙은 갈색의 쟁반 위에 놓인 베이지 색의 컵을 들고 자리로 돌아왔다. 흰 색의 컵 뚜껑을 열자, 뜨거운 김이 모락모락 나오더니 이내 짙은 고동색의 액체가 시야에 들어왔다. 히카르도는 잠시 고민하더니 이내 살짝 맛을 보았다. 그리고 히카르도는 이내 쓸데없이 낙관적인 저의 사고에 머리를 쥐어뜯고 싶어졌다.
히카르도는 한숨을 내쉬었다.
벌써 몇 번째 한숨을 내뱉는 건지도 모르겠다며 히카르도는 저를 탓했다. 역시 그냥 -핫초코로 추정되는- 초코라떼를 시킬 걸...! 히카르도는 다시 옷깃을 여미고 가방을 메고 쓰디쓴 뜨거운 아메리카노가 들어있는 컵을 들고 이내 밖으로 향했다. 안녕히 가세요. 뒤에서 들려오는 인사에 히카르도는 고개를 돌려 까닥거림으로 인사를 대신하고 이내 밖으로 나왔다. 히카르도는 마시지는 못해도 따뜻한 아메리카노를 손에 쥐고 걸어갔다.
그 카페를 다시 찾은 건, 오래 지나지 않았다.
그 사건 이후, 히카르도는 초코라떼가 핫초코와 같다는 것을 동기 친구에게 놀림과 맞바꿔 알게되었다. 오늘은 그 날처럼 눈이 내리지는 않았지만 바람 탓에 굉장히 추웠다. 히카르도는 카페의 문을 밀었다. 여전히 그가 있었다. 익숙하게 카운터로 걸어간 히카르도는 주문을 했다.
“초코라떼 따뜻한 걸로 한 잔 주세요.”
“저번 아메리카노는 입에 잘 안 맞으셨나 봐요.”
남자의 예상 밖의 말에 히카르도는 놀라 그를 바라보았다. 남자가 포스를 누르며 3,500원 입니다. 라고 말하자, 히카르도는 지갑 속에서 오천 원을 꺼내 건네주었다. 그는 거스름돈을 챙겨주며 말을 했다.
“보통 아메리카노 드시는 분들은 달달한 거 잘 안 드셔서 여쭤본 거예요.”
준비되면 불러드릴게요. 히카르도가 거스름돈을 받자, 그는 웃으며 몸을 돌렸다. 히카르도는 멋쩍은 듯 볼을 긁적이며 빈 자리에 착석했다.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며 시간을 보내던 중, 습관처럼 턱을 괴어 밖을 바라보자,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비가 오네요?”
제 앞에 쟁반과 함께 옆에서 목소리가 들리자, 히카르도는 퍼뜩 놀라 고개를 들었다. 남자가 웃으며 히카르도를 바라보고 있었다. 초코라떼 한 잔 나왔습니다.
“아.. 감사합니다..”
“저기, 이름 알려주실 수 있어요?”
뜬금없는 남자의 발언에 히카르도는 고개를 살짝 갸웃거렸다. 히카르도의 반응에 남자는 손을 입가에 가져다 댄 채 큭큭거리며 웃었다. 히카르도는 이유 모를 부끄러움에 시선을 돌려 창밖을 바라보았다. 이제 남자는 아예 히카르도의 건너편 자리에 착석하며 턱을 괴어 바라보았다. 남자는 웃으며 말을 이었다. 별거 아니에요. 그냥 친해지고 싶어서요.
“전 마틴 챌피에요. 당신은요?“
“...히카르도..바레타.“
종종 놀러 와요. 저 당신에게 조금 흥미가 생겨버려서요.
* 공백포함 : 3551자 / 공백미포 : 2745자
마틴바레 파주세요ㅠㅁㅠ!!!!!!!!!!
는 원래 데샹바레로 썼는데 너무 달달해서
이..이건 내 까미유가 아니야! 라는 마음에
중간부터 마틴으로 바꾸고 다시 썼어요;ㅂ;
뭐, 데바는 최근에 원고도 했고 합작도 했으니까..:3
* 원래는 엔터를 많이 쳤는데 원고 이후 안 치는걸 배워와서 대신 자간을 180으로 늘렸어요~
마틴바레 파주세요~~
저번 마틴바레 BGM은 Part2 였는데ㅋㅋㅋㅋㅋㅋㅋㅋ이번에는 Part1 이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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