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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혁독자 / 당신의 ■■
전독시
  • 전지적 독자 시점 297화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 1863회차의 날조가 있습니다.
  • 최초 작성일 : 181113 (타 블로그에 게재했었음. 190214 이쪽으로 옮김.)

 


「네가 보여준 ‘세계’는 정말로 존재하는 것인가?」

「나는 그 세계의 ■■가 궁금해졌다.」

 

*

 

「“한수영, 나를 죽일 방법을 찾아라.”」

「“좋아, 대신 약속해. 나를 돕겠다고.”」

 

 천여번이 넘는 회귀를 하던 중, 정확히 1863번째 회차에서 변수가 생겼다. 여타 다른 회차들과 다름 없이, 불광행 3434열차의 3707칸에서 시작해, 첫 번째 시나리오를 클리어하고, 동호대교에서 만난 '한수영'이라는 존재.

 나는 이미 지쳐있었다. 천 번이 넘는 회귀와 셀 수도 없이 많았던 생사가 결국 ■■를 보겠다는 의지마저 꺾어버렸다. 시나리오의 끝이란 무엇일까? 나는 왜 그 끝을 향해서 끊임없는 회귀를 해야 하는건가.

 나는 '변수'에게 내 죽음을 맡겼다.

 

*

 

「“내 계획을 실행하면, 네 여동생은 구할 수 없어.”」

「“파천검성과 파천신군도 구할 수 없어. <제1 무림>까지 챙길 여유는 없으니까.”」

「“이 세계의 적이 되도록 해. 너를 적대하는 모두가 뭉칠 수 있도록.”」

 

 나는 이 세계의 적이자 악이 되었다.

 

*

 

 또 다시 달라졌다. 새로운 변수가 나타났다.

 

 95번 시나리오를 진행 중이었다. 용살검 '아론다이트'를 얻기 위해, 성좌 란슬롯을 처치했다. 그리고 만났다. 또 다른 '변수'를. '한수영'과 같은 흰색의 코트를 입은 '그 녀석'은 나를 보며 울 듯한 표정을 지었다. 나를 아는 듯한 녀석의 태도에 궁금한 것도 있었으나, 우선은 '아론다이트'의 행방이 우선이었다.

"'아론다이트'는 어디 있지? 네놈이 가지고 있나?"

 '아론다이트'의 행방을 묻자, 녀석의 표정이 묘하게 변했다. 당혹스러워하는 듯한 그의 표정에 불쾌했다. 그 녀석은 당혹스러워 할 뿐, 계속해서 묵묵부답이었다.

 그 표정, 매우 불쾌했다.

"오 초 내에 대답하지 않으면 죽이겠다. 오."

 1863회차의 '변수'는 '한수영'만으로도 충분했다. 벌써 95번 시나리오였고, 그녀는 내가 선택한 '변수'였다. 더이상 또 다른 '변수'는 필요치 않았다.

"사."

 녀석은 미간을 찡그렸다. 하지만 여전히 대답은 없었다.

"삼."

 작은 신음소리가 들렸다.

"이."

 녀석의 표정이 또 다시 변했다. 안쓰러워하는 듯한 표정. 왜지?

"대답하지 않을 모양이군. 죽어라."

 그리고 마지막으로 본 건, 슬픔이었다.

 

*

 

「제 법」

 

 사라진 백청문의 무공을 사용하는 녀석이었다. 이상한 일이다. 백청문의 무공은 이번 회차에 남아 있을 리가 없었다. 

"백청문의 무공? 이상하군. 이번 회차에서는 실전되었을 텐데..."

 그래봤자 다 잔재주에 불과했다. 결국 녀석은 다시 내게 붙잡혔다. 용살검 '아론다이트'의 행방을 묻는 말에 여전히 대답조차 없었다. 대답할 생각이 없다면 강제로 알아내는 수 밖에.

 익숙한 마력의 흐름으로 '현자의 눈'을 발동시켰다. 여태껏 내 '현자의 눈'을 피해간 자는 없었다.

 아니, 없었어야 했다.

 발동된 '현자의 눈'을 녀석이 막으려는 듯, 스파크가 튀었다. 그럴 리가 없었다. 1863회차를 겪으면서 더더욱 가공된 '현자의 눈'이다. 이걸 막는다? 어불성설이다. 불쾌함에 더더욱 마력을 집중시켰다. 녀석은 고통스러운 듯 표정이 일그러졌다. 뚫어냈나? 생각과 동시에 더더욱 강력해진 스파크에 튕겨나가듯 힘을 거두고 말았다. 그 때였다.

“무슨...!”

틀어쥔 그 녀석의 몸으로부터 활자가 흘러나왔다. 흘러나온 활자들은 이내 하나의 기억이 되었다.

「“이 손 놓고 꺼져, 빌어먹을 새끼야.”」

내가 ‘한수영’을 만났던 시나리오.

「“아마 그렇겠지. 어쨌든 희망적인 상황인 건 확실해.”

“....뭐가 희망적이라는 거지?”

“중혁아, 우린 세계를 구할 수 있다. 알지?”」

 환생자, 니르바나.

「“우리 성운의 이름은... 김독자 컴퍼니...”

“이름 같은 건 아직 없다. 그리고 지지자는, 지금부터 구할 것이다.”」

 설화 계승식까지.

 

 내가 알지 못하는 기억들 속에 '내'가 존재하고 있었다.

 그리고 거기엔 내가 잃어버렸던 모든 것들이 존재하고 있었다. 마치, 1863회차의 지금처럼.

 

*

 

 「만약, 한 사람의 존재가 정확히 절반으로 나누어질 수 있다면 어떨까.」

 '변수'에게 죽음을 맡긴, 1863회차의 나, '변수'를 통해 ■■를 향해 가는 3회차의 나.

 나는 또 다시 선택했다.

 죽음과 회귀를.

 그리고 '김독자'를.

「이 이야기는 이곳에서 끝난다.」

「그럼에도 다시 한 번, 그 모든 것은 처음부터 시작된다.」

 마주한 또 다른 나는 우습게도 흰색 코트를 입고 있었다. 꼭 '한수영'이나 '김독자' 같은 새로운 '변수' 같았다. 날카롭게 벼려진 진천패도를 꺼내들었다. 그리고 우리는 서로를 향해 겨누었다.

 선택했기에, 나아갔다. 죽음으로, 그리고 회귀로.

 그리고 우리는 서로를 꿰뚫었다.

 

[화신 '유중혁'이 사망하였습니다.]

 

[화신 '유중혁'의 배후성이 자신의 화신을 바라봅니다.]

[성흔, '회귀 Lv.???'가 발동합니다.]

[화신 '유중혁'이 배후성의 뜻을 받아들입니다.] 

 

*

 

 불광행 3434열차 3707칸, 유중혁은 눈을 떴다.

 

 


유중혁의 '작가'특성은 1864회차가 온전히 유중혁의 선택과 행동으로 진행되기에 개화했다고 생각했습니다. 김독자가 읽은 멸살법의 마지막이 1863회차였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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