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혁독자 / 여름의 시기
전지적 독자 시점 / 현대AU 고등학생 중독 선동과 날조!
* 마지막 부분만 남겨놓은 상황에서 344화가 업뎃되어서 독자 성격을 싹 다 갈아 엎었네요....이래서 시한부 연성이라고 하나봐요... 어색한 부분이 있다면...양해바랍니다ㅠㅠ
♪ Mizuki Nana - Bright Stream
중혁독자 / 여름의 시기 (현대AU 고등학생 중독)
여름이 시작되는 첫머리부터,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리기 시작했다. 이젠 정말 에어컨 아니면 더위에 삼켜 쓰러질지도 모를 일이었다. 늦봄부터 입기 시작한 반팔 교복이지만, 더위 아래에서는 사실상 힘을 쓰지 못했다. 교실의 양옆에서 돌아가는 선풍기 앞에는 학생들이 옹기종기 모여있었다. 그 외의 다른 학생들은 다들 더위에 지쳐 책상 위에 널브러져 있었다.
짧지만 꿀만 같았던 쉬는 시간이 끝남을 알리는 종소리가 학교에 울려 퍼졌다. 여럿이 정신이 어지럽도록 시끄럽게 떠들던 소리가 잦아들고, 이내 닫혀있던 앞문이 드르륵 소리를 내며 열렸다. 그들에게 익숙한 담임 선생님 뒤로, 낯설은 인형이 따라 들어왔다. 낯선 인형은 반 학생들이 입고 있는 교복과 같은 옷을 입고 있었다. 햇빛 탓인지, 유난히 희어 보이는 피부의 인형은 긴장 탓인지 굳은 표정이었다.
"자자, 오늘 우리 반에 전학생이 왔다."
이름은 김독자. 다들 친절히 잘 대해줘라. 담임 선생님의 말이 끝나자 네에. 하는 모두의 대답이 교실 안을 울렸다. 담임 선생님은 흐뭇하게 웃으며 이내, 그는 창가 쪽 끄트머리 자리를 가리키며 김독자에게 저쪽 빈 좌석에 앉도록 지시했다. 고개를 끄덕인 김독자는 가벼운 발걸음으로 지정석으로 향했다. 김독자가 자리에 앉는 걸 본 선생님은 이내 알림 사항들을 언급하셨다. 오늘부터 에어컨을 가동하겠다던가, 다음 달에 있을 기말고사 이야기라던가 등의 이야기들이었다. 심드렁하게 듣고 있던 유중혁은 자신의 등을 툭툭 치는 손길에 귀찮은 듯 뒤를 돌아보니 아까 전보다 더더욱 흰 피부에 긴 속눈썹이 도드라져 보였다. 앞에서 '김독자'라 소개받았던 그 아이는 뭐냐는 듯 바라보는 유중혁을 보고 잠깐 놀라더니 이내 싱긋 웃었다. 미안한데 교과서, 같이 볼 수 있을까?
유중혁에게 있어, 유난히 짧았던 올해의 여름의 시작이었다.
그날 이후로 은근슬쩍 들러붙는 김독자를 거절하지 못한 탓인지, 유중혁은 자연스럽게 김독자와 친해졌다. 자발적 아웃사이더를 자처하던 유중혁이었으나, 김독자의 친화력에 허물어지고 말았다. 김독자의 친화력은 좋게 말하면 친절했고, 나쁘게 말하면 낯을 가렸다. 김독자는 특히나 유중혁에게 그나마 가장 살가웠다. 유중혁은 그 이유 모를 다정함에 의아함을 느꼈지만 그저 첫날의 영향일 것이라 치부했다.
세상은 여러 우연으로 이루어져 있다.
김독자가 이사 온 집은 학교 근처의 아파트였는데, 크지 않은 아파트라 여타 아파트들에 비해 세대수가 적었다. 놀랍게도 김독자는 유중혁과 동일한 아파트에, 같은 동이었다. 둘은 층수만 달랐는데, 김독자는 13층이었고, 유중혁은 5층이었다. 그 사실을 알게 된 이후로 김독자는 아침마다 유중혁과 같이 등교를 하기 시작했다. 물론 하교도.
은근히 말이 많은 스타일인 김독자는 등하교 내내 쉬지 않고 조잘거렸다. 전학 온 이후로 붙어있었던 자리는 방학이 시작한 이후의 자리 바꾸기로 인해 떨어지게 되었다. 유중혁은 애초에 말이 많은 편이 아니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사실 김독자는 남들에게 필요 이상의 말을 하지 않았다. 김독자는 그저 어색하게 웃고 있었다.
여름방학이 시작되고, 학교는 석식 전에 모두를 하교 시켰다. 평소와 같이 나란히 걸어서 하교하는 그들의 눈에 여름의 긴 낮이 지고 있었다. 낙조의 붉은빛에 물든 김독자는 활짝 웃었다. 김독자의 검고 가느다란 머리카락이 바람에 이리저리 흩날렸다. 중혁아, 나는 지금이 너무 좋아.
유중혁은 여름의 붉은 저녁 무렵을 가장 좋아하게 될 것만 같았다.
김독자는 장난치는 것을 좋아했다.
전학 온 지 얼마 되지 않은 때였다. 그 당시, 둘의 관계는 일방적으로 김독자가 들이대는 관계였다. 그때, 김독자의 그런 들이댐이 있었기에 둘이 지금의 관계가 되었던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평소와 같이, 야간자율학습이 끝나고였다. 하교하려 나서는 유중혁은 익숙하게 핸드폰에 이어폰을 연결하고 귀에 이어폰을 끼웠다. 김독자는 교문 밖을 나서는 유중혁의 뒤를 쫓았다. 김독자보다 조금 더 큰 키에, 넓은 어깨, 어둠에 잠긴 듯한 짙은 흑발의 머리카락이 김독자의 시야에 들어왔다. 김독자는 발걸음을 재촉해 유중혁의 팔을 부여잡았다.
갑자기 붙잡힌 팔과 동시에 무게감으로 잠시 휘청거린 유중혁은 숨을 몰아쉬며 자신의 팔을 꼭 잡고 있는 김독자를 바라보았다. 헥헥거리며 숨을 고르던 김독자는 이내 바로 서서 팔짱을 끼더니 평소처럼 웃었다.
"같이 가자!"
방향도 같은데 같이 가면 좋잖아. 유들유들한 김독자의 능청스러움에 유중혁은 묵묵히 걸어나갔다. 유중혁의 발걸음에 맞춰 걷던 김독자는, 유중혁을 빤히 보더니 갸웃거리며 조심스럽게 한 쪽 이어폰을 빼내었다. 그러더니 빼낸 이어폰을 본인의 귀에 끼웠다. 들려오는 유명한 팝송에 김독자는 아는 노래인지 흥얼흥얼 거리기 시작했다. 유중혁은 막무가내인 김독자의 행동에 할 말을 잃었다. 유중혁이 당황하던 말던 김독자는 엘리베이터 앞에 도착할 때까지 이어폰을 빼내지 않았다. 초여름의 이른 열대야가 시작되는 듯했다.
김독자의 여러 장난 중, 유중혁이 가장 싫어하는 장난은 바로 엘리베이터 장난이었다. 이 또한 하교 때 이루어졌는데, 같이 엘리베이터를 타면 꼭 김독자는 유중혁 몰래 눌러놓은 5층을 꺼버렸다. 그래서 유중혁은 종종 13층까지 올라가 해맑게 웃는 김독자를 보내고 다시 5층을 내려가곤 했다. 나중에는 엘리베이터 안에서 버튼을 못 끄게 하려고 몸싸움 아닌 몸싸움을 하기도 했다. 유중혁은 그러고 난 후에는 헛웃음을 지었지만, 얼굴에 만연한 미소는 지울 수 없었다.
여름방학이 끝나갈 무렵, 개강을 앞둔 늦여름이었다.
여느 때와 같이 둘은 같이 교문 밖을 나서려던 참이었다. 김독자는 꺼두었던 핸드폰을 켜면서 오늘 업데이트될 '멸망한 세상에서 살아남는 세 가지 방법', 이하 멸살법의 뒷내용을 추측하며 조잘거렸다. 사실 유중혁은 멸살법을 보지 않았다. 관심조차 없었지만 그저 김독자가 좋아하니까, 조용히 듣고 있었을 뿐이었다.
그러던 그들의 앞에 한 여학생이 나타났다. 그녀는 유중혁에게 꼭 해야 할 말이 있다며, 김독자에게 잠시 자리를 비켜달라고 청했다. 김독자는 고개를 끄덕이며 교문 앞에 기대어 서서 그들을 바라보았다.
여학생의 단정하고 긴 머리카락이 선선하게 불어오는 저녁 바람에 살짝 흩날렸다. 용기 있게 가는 길을 붙잡은 건 좋았지만, 용건을 꺼내기 쉽지 않은 지 머뭇거리는 그녀를 바라보며 유중혁은 팔짱을 끼었다.
"무슨 일이지?"
"그게... 그..."
이.. 이걸 전해주려고...! 그녀는 편지를 건네주며 이내 도망치듯 자리를 떴다. 유중혁은 받은 편지를 들고 교문 앞에서 기다리는 김독자를 향해 걸어갔다. 다가오는 유중혁을 향해 휘적휘적 걸어간 김독자는 손에 들린 편지를 보며 웃었다. 뭐야, 러브레터?
"글쎄.."
"궁금한데 한 번 열어 봐."
편지를 툭툭 치는 김독자의 표정은 웃고 있었지만 묘하게 어색했다. 유중혁은 고개를 저으며 받은 성의가 있으니 혼자 확인해보겠다고 답했다. 그 대답을 들은 김독자는 순간 표정이 허물어지더니 이내 다시 웃음이 만연한 얼굴이었다. 흐음...
"뭐냐."
"중혁아, 너는 이상형 있어?"
평소처럼 유들유들한 김독자의 말에 유중혁은 김독자를 빤히 보더니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유중혁의 반응에 김독자는 잠시 당황한 듯 되물었다. 이상형이, 뭔데..? 김독자의 말에 유중혁은 빤히 김독자를 바라보았다. 그러더니 시선을 돌려 앞을 바라보았다.
"조용한 사람."
"..."
"웃을 때만큼은 그 누구보다 빛나는 사람."
유중혁의 대답에 김독자는 피식 웃었다. 그런 사람이 어디 있냐? 이상형 치곤 되게 세세하네. 김독자는 기지개를 쭉 폈다.
「내일 학교 끝나고 교문 앞에서 기다릴게.」
유중혁은 김독자에게 일이 있어 늦게 갈 듯하니 먼저 집에 가라고 말했다. 김독자는 살짝 굳은 표정으로 알았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하교 시간에 유중혁은 모두가 떠나간 교문 앞에서 어제의 그 여학생을 만났다. 미안하다며 고백을 거절한 유중혁은, 대답해줘서 고맙다며 말갛게 웃는 그녀를 보고 불현듯 깨달았다. 유중혁에게 있어, '웃을 때만큼은 그 누구보다 빛나는 사람.'은 역시 한 명뿐이다.
김독자는 초조했다. 이거 연락을 해봐야 하나 말아야 하나. 어떻게 됐는지는 궁금하고, 물어보자니 뭐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고, 그렇지만 사귀는 건지 아닌지는 알고 싶고.
으아아... 김독자는 제 머리카락을 쥐어뜯었다. 그러게 왜 잘생겨서는 주변에 벌레들이 꼬이는 건지! 사실 김독자는 게이였다. 유중혁은 김독자의 취향이었다. 잘생긴 게 최고다.의 김독자는 사실 의도적으로 유중혁에게 접근했다. 전학 온 날, 김독자는 유중혁의 흑발 반곱슬의 헤어스타일도, 날카로운 콧날과 턱선 그리고 짙은 눈썹과 얇은 겹 쌍꺼풀도 다 좋았다. 비록 성격에서 좀 미스였지만 완벽한 외형에 그 정도 흠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뭐 그렇다고 엄청나게 나쁜 성격도 아니고, 오히려 유중혁은 김독자에게 많이 져주는 편이었다.
김독자는 고민했다. 어제 그 여자애, 유중혁이 말한 이상형에 가깝지 않았나? 아니더라도 여자애 쪽에서 서로 한 번 알아가보자고 하면 어쩌지? 왠지 유중혁이라면 그런 말에 그렇다며 고개를 끄덕이지 않을까? 방 안을 뱅글뱅글 돌며 고심하던 김독자는 이내 휴대폰을 집어 들었다. 밑져야 본전이다! 우선 확인이라도 해봐야 했다. 김독자는 재빠르게 문자를 보냈다. 평소 같으면 벌써 왔을 답장인데, 메신저의 1표시는 사라지지 않고 있었다. 설마 사귀기로 하고 만나고 있는 거 아니야?
김독자는 휴대폰을 집어 들고 대충 신발을 구겨 신고는 엘리베이터 버튼을 눌렀다. 목적지는 5층이었다. 이럴 땐 직접 가서 확인하는 게 답이다.
띵동-. 이 시간에 들릴 리 없는 벨 소리가 들려왔다. 인터폰 화면은 낯익은 얼굴을 비추고 있었다. 뭔가 문제가 있는 건지, 잘근잘근 입술을 물어뜯는 김독자를 보며 유중혁은 현관으로 향했다. 문을 열자, 놀란 듯 흠칫거린 김독자는 이내 결심했는지 크게 심호흡을 했다. 유중혁.
"나 너 좋아해."
입술을 달싹이는 유중혁의 입을 손으로 틀어막은 김독자는 이내 마구잡이로 말하기 시작했다. 물론 내가 좋아한다고 하는 건, 친구로서가 아니야. 갑자기 이렇게 말하는 거 이상하다는 거 아닌데 네가 그 여자애랑 사귄다고 생각하니까 이러다가는 그 여자애랑 너랑 나랑 셋이 만나서 너네 둘이 연애하는 걸 본다고 생각하니 화가 나서... 혹시라도 그럴 예정이 있다면, 미리 나는 부르지 말아 달라고 말하는 거야. 그러니까 애초에 네가 내 문자에 빨리 답을 줬으면 내가 이 시간에 이렇게 찾아올 리도 없잖아. 그러게 왜 연락을 안 받고 그러는데, 이런 게 쌓이면 괜히 서운해진다고.
주절주절 횡설수설 거리는 김독자는 흰 얼굴을 발갛게 물들고 있었다. 유중혁은 자신의 입을 막고 있는 김독자의 손을 떼어냈다. 진정해라, 김독자.
"아니 그러니까 그냥 이건 내가 나중에 불편할까 봐 물어보는 거지 네가 날 좋아하건 말건 상관없고 나는 그냥 말하는 게 좋다고 생각해서 그러는 거고 그러니까.."
"안 사귄다."
"... 뭐?"
"거절했다."
담담히 고하는 유중혁의 모습에 김독자는 순간 입을 다물더니 이내 어색하게 웃기 시작했다. 아하하.. 그..래? 유중혁은 떼어낸 김독자의 손을 잡고 고개를 끄덕였다. 진중한 유중혁의 시선에 김독자는 고개를 푹 숙였다. 침묵이 두 사람의 사위를 맴돌았다. 먼저 입을 연 것은 유중혁이었다. 김독자.
"네가 좋아하는 건, 나도 좋아한다."
여름의 붉은 저녁 무렵, 네가 하는 온갖 여러 장난들, 네가 좋아하는 소설, 다 좋아하게 됐다. 뜬금없는 유중혁의 말에 어리둥절한 건 김독자였다.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의 김독자를 보며 유중혁은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사실 말은 안 했지만, 유중혁은 이런 김독자도 좋아했다. 김독자는 묘하게 눈치가 없었다.
"그러니까, 나도 널 좋아한다는 말이었다."
유중혁의 폭탄선언에 김독자는 비명 아닌 비명을 질렀다. 말도 안 돼! 그럴 리가 없잖아! 너 스트레이트 아니었어?! 희게 질린 김독자의 얼굴을 보며 유중혁은 담담했다. 그런 줄 알았다.
"말도 안 돼! 그렇게 쉽게 말할 일이야?!"
"뭐가 문제지? 나는 그저 네가 좋다고 했을 뿐인데."
"그러니까 그것도 말이 안 된다고!"
"왜 말이 안 된다는 거냐. 김독자."
그러니까.. 그러니까... 초조하게 입술을 물어뜯는 김독자를 보며 유중혁은 입술을 쓸었다. 너는 꼭 불안하면 입술을 뜯는군. 태연한 유중혁의 반응에 김독자는 얼이 빠진 듯 영혼 없게 웃었다. 하, 하하...
"애초에 네가 먼저 날 좋아한다고 하지 않았나?"
난 거기에 대답한 것뿐이다만. 김독자의 격한 반응을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듯한 유중혁의 불편한 표정에 김독자는 반박했다. 네 이상형은!
"뭐?"
"조용한 사람! 웃는 게 예쁜 사람! 그건 뭔데!"
김독자의 물음 아닌 물음에 황당한 표정을 지은 유중혁은 한숨을 푹 쉬었다. 너 정도면 조용하지 않나.
"무슨 소리야. 내가? 네 앞에서? 언제?"
"기준의 차이일 뿐이겠지. 네가 그렇다면 내 이상형을 시끄러운 사람으로 바꾸겠다. 그럼 됐나?"
"아니 그런 게 문제가 아니라고!"
식식거리며 숨을 몰아쉬는 김독자의 태도에 유중혁은 머리를 짚었다. 대체 뭐가 문제라는 건지... 크게 심호흡을 한 김독자는 말을 이었다. 네 이상형이랑 안 맞잖아, 나!
"그게 문제였나.."
"당연하지!! 그것 때문에 내가 얼마나 마음고생을 했는데! 누가 들어도 나는 아니잖아! 그런데 이제 와서 사실은 네가 날 좋아했다고 하면 내가 퍽이나 믿겠다!"
"너 맞다."
"거짓말."
유중혁은 잠시 눈을 감더니, 이내 눈을 뜨고 김독자와 눈을 마주했다. 왠지 모를 위압감에 김독자는 저도 모르게 움칫거렸다. 잘 들어라. 김독자.
"넌 웃을 때 그 누구보다도 빛난다."
그리고 나는 그 빛에 눈이 멀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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